서울탐방

서울, 성수동 공장이 예술?

스테이 코리아 2026. 9. 18. 03:01

서울, 성수동 공장이 예술?

서울에서 요즘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동네 가운데 하나를 꼽으라면 성수동을 빼놓기 어렵습니다.

오래된 붉은 벽돌 건물 사이로 카페가 들어서고, 패션 브랜드와 전시공간이 생기고, 주말이면 새로운 팝업스토어를 찾아 사람들이 골목을 걷습니다.

그런데 성수동을 조금 자세히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질문 하나가 생깁니다.

“서울, 성수동 공장이 예술?”

지금의 성수동은 처음부터 문화와 예술의 동네였던 것이 아닙니다. 성수동의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공장과 제조업, 그리고 수제화 산업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1. 성수동은 처음부터 ‘핫플’이 아니었습니다

오늘날 성수동을 떠올리면 카페, 패션, 디자인, 팝업스토어가 먼저 생각납니다.

하지만 도시의 외연이 확대되면서 성수동의 모습은 크게 달라졌고, 제조업을 비롯한 다양한 산업시설이 들어선 공간으로 변화했습니다.

성수동은 특히 서울에 남아 있는 대표적인 준공업지역 가운데 하나로, 오랫동안 제조업과 함께 성장해 온 지역입니다.

성동구는 현재 성수동의 산업적 정체성을 설명하면서 붉은 벽돌 제조공장과 연무장길의 풍경을 서울의 산업유산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즉, 오늘날 성수동에서 볼 수 있는 오래된 공장과 붉은 벽돌 건물은 단순히 낡은 건물이 아니라 이 지역이 어떤 산업을 통해 성장했는지를 보여주는 흔적이기도 합니다.

2. 성수동을 만든 특별한 산업, 수제화

성수동의 산업 역사를 이야기할 때 가장 중요한 키워드 가운데 하나가 바로 수제화입니다.

성수 수제화의 역사는 성수동에서 갑자기 시작된 것이 아닙니다. 성동구의 기록에 따르면 서울역 인근 염천교 일대에서 구두 관련 산업이 형성되기 시작했고, 이후 명동을 거쳐 성수동으로 산업의 중심이 이동했습니다.

특히 성수동에는 구두를 만드는 공장만 모인 것이 아니었습니다.

가죽과 부자재를 공급하는 업체, 구두를 디자인하고 제작하는 기술자, 완성된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 등 수제화 생산에 필요한 여러 요소가 가까운 곳에 모이게 됐습니다.

결국 성수동에는 하나의 ‘수제화 산업 생태계’가 만들어졌습니다.

성동구는 성수 수제화의 특징을 재료·디자인·제작 등이 연결된 자연발생적 산업 클러스터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성수동의 현재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성수동은 단순히 공장이 많은 동네가 아니라 오랫동안 사람들이 기술을 가지고 일하고, 서로 연결되어 제품을 만들던 산업지역이었던 것입니다.

3. 성수동의 구두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성수동 수제화의 매력은 공장이라는 건물보다 그 안에서 일하던 사람들에게 있습니다.

구두 한 켤레를 만들기 위해서는 디자인부터 가죽을 고르고, 재료를 자르고, 각 부분을 연결하고, 형태를 잡고, 마지막으로 마감하는 여러 과정이 필요합니다.

기계화된 대량생산과 달리 수제화에는 사람의 기술과 경험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래서 성수동의 오래된 골목을 걷다 보면 커다란 공장뿐 아니라 작은 작업장과 구두 관련 업체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작은 업체들이 가까운 곳에 모여 있었기 때문에 필요한 재료를 구하고, 기술자를 찾고, 제품을 완성하는 과정이 지역 안에서 이루어질 수 있었습니다.

성수동의 수제화 산업은 단순한 제조업이 아니라 사람과 기술이 연결된 지역 산업이었던 셈입니다.

4. 그런데 산업의 시대가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성수동을 둘러싼 산업환경도 달라졌습니다.

생산방식이 변화하고, 소비자의 취향이 달라지고, 수입제품과 저가제품이 늘어나면서 전통적인 수제화 산업은 새로운 경쟁환경을 맞게 됐습니다.

성수동의 모든 공장이 한꺼번에 문을 닫은 것은 아니지만, 일부 오래된 제조시설과 작업장은 예전과 같은 활기를 유지하기 어려워졌습니다.

그렇게 성수동 곳곳에는 비어 있거나 활용도가 낮아진 공장과 창고가 남게 됐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 공간이 훗날 성수동의 새로운 변화를 만드는 중요한 자원이 됩니다.

산업의 쇠퇴가 반드시 공간의 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래된 공간은 새로운 사람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으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5. 낡은 공장이 새로운 창작공간으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성수동의 오래된 공장과 창고는 일반적인 신축 건물과는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붉은 벽돌 벽, 높은 층고, 넓은 내부 공간, 오래된 철문, 기계와 작업장의 흔적.

한때는 낡고 오래된 건물의 흔적으로 보였지만 새로운 창작자들에게는 오히려 특별한 공간으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사진을 찍고, 작품을 만들고, 디자인을 하고, 브랜드를 운영하기에 기존 공장과 창고의 공간감이 새로운 매력이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 결과 오래된 산업공간을 활용한 카페와 전시공간, 디자인 스튜디오, 복합문화공간 등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성수동의 변화는 새로운 건물을 지어 과거를 지우는 방식과는 달랐습니다.

과거의 공간을 남겨두고 그 공간에 새로운 기능을 더하는 방식이었습니다.

6. 대림창고, 성수동 변화의 상징이 되다

성수동의 산업공간이 문화공간으로 변화한 사례를 이야기할 때 대림창고를 빼놓기 어렵습니다.

대림창고는 성수이로에 자리한 오래된 창고 건물로, 산업시설이었던 공간을 새로운 문화·상업 공간으로 활용한 사례로 연구되어 왔습니다.

관련 연구에서는 대림창고가 1970년대에 지어진 정미소로 사용되다가 이후 부자재 보관 창고로 활용되었으며, 현재는 기존 건물의 특징을 활용한 복합문화공간으로 변화한 사례로 소개합니다.

중요한 것은 건물의 모든 흔적을 지워버리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높은 천장과 넓은 공간, 벽돌과 산업시설의 분위기가 새로운 공간의 정체성이 됐습니다.

그래서 대림창고를 바라보면 ‘새로운 건물에 문화가 들어왔다’기보다 오래된 산업공간 자체가 새로운 문화의 배경이 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성수동의 변화가 왜 특별한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입니다.

7. 붉은 벽돌이 성수동의 얼굴이 된 이유

성수동을 걷다 보면 유난히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붉은 벽돌 건물입니다.

성수동의 붉은 벽돌 건축물은 단순히 예쁜 배경이 아닙니다.

성동구는 성수동의 붉은 벽돌 제조공장을 서울의 산업유산 가운데 하나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즉, 오늘날 사람들이 사진을 찍는 성수동의 붉은 벽돌 풍경은 과거 산업화 과정에서 만들어진 도시의 흔적이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이 오래된 건물의 분위기 자체가 성수동의 장소성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요소가 됐습니다.

오래된 벽돌, 낡은 철문, 공장 특유의 큰 창문이 새로운 브랜드와 디자인 공간의 배경이 됩니다.

과거에는 생산을 위한 공간이었던 건물이 현재는 경험과 문화가 이루어지는 공간이 된 것입니다.

8. 성수동에 들어온 것은 예술가만이 아니었습니다

성수동의 변화를 ‘예술가들이 공장에 들어오면서 시작됐다’고만 설명하면 조금 부족합니다.

성수동에 들어온 것은 예술가뿐만이 아니었습니다.

  • 가구와 공간 디자이너
  • 패션 관련 창작자
  • 브랜드 기획자
  • 사진과 영상 제작자
  • 전시와 문화기획자
  • 새로운 식음료 브랜드
  • 다양한 스타트업과 창업자

이들이 기존 산업공간을 새로운 방식으로 활용하면서 성수동에는 이전과 다른 창작 생태계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성수동에서는 오래된 공장 옆에 디자인 스튜디오가 있고, 수제화 작업장 가까이에 새로운 브랜드가 있으며, 산업시설의 흔적을 가진 건물에서 전시와 팝업이 열리는 독특한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이 성수동의 가장 큰 특징 가운데 하나입니다.

9. 그리고 성수동에는 팝업스토어가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오늘날 성수동을 이야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단어가 있습니다.

‘팝업스토어’입니다.

패션과 뷰티, 식음료, 캐릭터, 전시, 새로운 브랜드의 체험공간까지 다양한 형태의 팝업이 성수동에 등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성수동의 과거와 완전히 다른 이야기는 아닙니다.

성수동에는 원래부터 무언가를 만들고, 보여주고, 판매하는 산업공간이 존재했습니다.

지금의 팝업스토어는 그 공간의 기능이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변화한 것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과거에는 공장에서 제품을 만들었다면 현재는 브랜드가 공간 안에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생산의 공간’에서 ‘경험의 공간’으로 공간의 역할이 달라진 셈입니다.

10. 그런데 수제화 산업은 아직 성수동에 남아 있습니다

여기서 성수동을 이해하기 위해 꼭 기억해야 할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성수동에서 공장이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성동구는 지금도 성수동을 수제화 산업의 중심지로 육성하고 있습니다.

성수역에서 뚝섬역으로 이어지는 지역에는 수제화 공동판매장이 운영되고 있으며, 수제화 소공인의 판로를 지원하는 사업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성수 수제화 희망플랫폼에서는 1층 전시장에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팝업스토어와 쇼룸을 운영하고, 2층에서는 가죽공예와 수제화 제작 체험 등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성수 수제화 희망플랫폼은 2017년 문을 열었고, 2023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공간으로 개선됐습니다.

이 공간은 성수동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해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제화라는 기존 산업을 기억하면서 팝업과 쇼룸, 체험과 문화 콘텐츠를 함께 운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성동구 역시 수제화를 단순한 제조업을 넘어 문화·관광의 상징사업으로 발전시키는 방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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